축구는 어찌 보면 단순한 스포츠다. 한 쪽은 공을 차 넣기 위해, 다른 쪽은 그걸 필사적으로 막기 위해 90분 내내 뛰는 이 운동은 골을 넣은 이에게는 엄청난 환호와 스포트라이트를 보내지만, 실점한 골키퍼에겐 아쉬움과 원망이 쏟아지는 불공평한 처사를 일삼기도 한다. 그라운드 내에서 유일하게 두 손을 사용할 수 있지만 그 만큼의 무거운 짐을 앉고 있는 이 포지션은 한 시라도 긴장감을 늦출 순 없다. 부천FC의 골키퍼, 박정태 역시 마찬가지다. 시합 내내 매서운 눈초리로 공을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운동장 밖에서의 그는 서글서글한 눈매를 지닌 유쾌한 청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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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다. 우리 부천 팬들에게 간단한 자기소개 좀 해 달라.
- 아, 저는 남양주 시민구단에 있다가 기회가 돼서 작년 후기리그부터 부천에 오게 된 박정태라고 합니다.
알겠지만 부천FC가 요즘 연일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팀 동료들의 기사도 나가고 그러는 데, 어떤가.
- 그렇지 않아도 주위 사람들이 요즘 인터넷보고 부천FC 나온다고 많이들 얘기도 하고 그런다. 어떻게 보면 내 기사는 없고 그래서 씁쓸하기도 했고,(웃음) 그런데 내 기사가 나온다 생각하면 또 창피하기도 하고 그래도 주위 사람들이 많이 알아봐 줘서 기분은 좋았다.
그렇다. 당신은 팬들이 궁금해 하는데 반해 알려진 게 거의 없다. 신비주의인가? 평소에 무얼 하고 지내나.
- 주말에는 항상 경기에 나오고 평일에는 공익근무 요원을 하다 보니 하루 종일 근무하다가 집에 가서 씻고 밥 먹고 줄넘기도 하고 개인 운동도 좀 하고 그게 하루 일과다.
화요일 연습에서는 자주 보기가 힘들다.
- 아, 내가 집이 워낙 멀다. 아무래도 왔다 갔다 하는데 부담이 돼서 평소에는 개인 운동을 하고 목요일 훈련에 참가하려고 노력 하고 있다.
이제 본격적인 질문을 해보겠다. 작년 시즌, 후반기에 남양주 유나이티드에서 부천으로 이적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 당시 부천의 순위가 높지도 않았는데, 굳이 부천으로 이적하게 된 이유가 있나.
- 여기 있는 선수들 대부분이 그렇듯이 서포터들 앞에서 축구를 한다는 것은 굉장히 행복한 일이다. 남양주에 있을 때도 그게 부러웠고, 가장 큰 이유인 것 같다.
지난 시즌에는 팀이 안 좋은 상황이다 보니 개인적으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던 것 같다. 그에 비해 올 시즌, 작년보다 굉장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개인적으로도 달라진 부분이 있겠다.
- 일단은 게임을 뛰기 위해서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을 많이 했고 작년에 비해서 그래도 게임을 많이 뛸 수 있다는 자신감 때문에 운동장에서 여유도 있어지고 좋아진 것 같다.
이번 시즌 개막전 승리 인터뷰에서 ' 저 선수는 굉장히 자신 만만하구나 ' 라는 인상을 받았다. 실제로도 그런가.
- 항상 일상생활이든 운동장이든 " 항상 내가 최고다 " 라는 그런 마인드 컨트롤을 해서 자신감을 얻는 편이다. 의기소침해 있는 것 보다는 자신 있게 뭐든지 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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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화성 전에서 문전 앞 혼전 중에서 부상을 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 큰 부상은 없었나.
- 생각보다 괜찮고 오히려 너무 안 다쳐서 좀 창피하기도 했다.(웃음) 엠블란스에 실려 갔는데 미미한 부상이어서 다행이기도 하지만 동료들이 많이 놀렸다.(웃음)
당시 정확한 상황이 어땠나.
- 그게 두 번째 골을 허용하는 상황이었는데 반대편에서 길게 크로스가 올라와 선수들이 모두 한쪽에 쏠려있었다. 갑자기 슈팅이 날아와서 그걸 막다가 정강이가 골대에 부딪힌 거다.
필드 플레이어가 아니기 때문에 경기에 나서는 마음가짐이 조금은 다를 것 같다. 직접 골을 넣을 수 있는 포지션도 아니고, 경기 전 어떤 생각을 하나. - 나 때문에 지지 말자라는 생각?(웃음) ' 매 순간 마다 집중을 해서 최소 실점으로 가자 ' 라는 생각을 한다. 팀이 실점이 없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 실점을 계속 줄여 나가자 " 라는 생각을 한다. 꼭 잘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그저 열심히 하려고 한다.
리그 7위, 득점 순으로는 12위, 실점 순으로는 8위다. 실점이 상대적으로 많지 않은데, 약간은 부족한 득점력 때문에 적은 실점에도 승패가 쉽게 갈리는 경우가 많다. 약간은 억울하지 않나.
- 그런 건 전혀 없다. 같은 편이기 때문에 내가 골을 허용하면 공격수가 더 넣어줘야 하는 것도 있고 공격수가 못 넣으면 내가 더 막아야 하는 것도 있고, 같은 편이니까 같이 나눠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가. 골키퍼로서 가장 어려운 순간은?
- 아무래도 역시 골을 허용했을 때? 공을 허용하게 되면 일단 마음이 확 가라앉고, 뭐라 설명을 못하겠는데 정말 기분이 안 좋고 항상 긴장이 되기 때문에 뭐가 힘들다고 딱히 말할 것은 없다.
실점했을 때 본인의 실수로 실점할 수도 있겠지만 수비진의 실수로 실점했다거나 아니면 경기가 일방적으로 밀리거나 하면 똑같은 90분이라도 다르지 않나. 그럴 때 동료들이 밉다거나 하진 않은지.
- 뭐 미울 수도 있겠지만(웃음) 같은 편이니까 실점을 했을 때는 서로 격려해 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한 명의 잘못이 아니고 팀 전체의 잘못이라 생각한다.
이번 시즌 사실 상 주전 골키퍼로서 어느 정도 앞서나가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어떤가. 조금 민감한 질문일수도 있지만 허유승과의 관계나 서로 라이벌 의식을 가지고 있다든가.
- 라이벌 의식은 없고 사이도 굉장히 좋다. 평소에도 자주 통화도 많이 하고, 누가 주전이라고 할 게 딱히 없는 게 유승이가 요즘에 일이 있어서 원정경기에 참여를 잘 못해서 내가 뛴 것뿐이고, 둘 중에 몸이 좋은 선수가 뛰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친하다.
허유승도 그렇게 생각하나. 본인만의 생각은 아닌지.
- 아 , 그럴수도 있다.(웃음) 유승이는 다르게 생각할 수도 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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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키퍼 같은 경우에는 웬만하면 교체하는 경우가 적은데, 선발 출전이 아니면 90분 내내 지켜만 보고 있다 보면 실망하는 경우도 많겠다.
- 운동장에 올 때는 항상 기대감을 가지고 온다. 나뿐만 아니라 어느 선수나 똑같이 열이면 열, 게임을 뛰고 싶은데 그게 잘 안 될 때는 실망감이 크다.
본인만의 징크스나 경기 전 버릇 같은 것은 있나?
- 그런 것은 별로 없다. 그냥 경기 전날 잘자고 잘 자고 좋은 기분으로 오는 게 가장 좋은 것 같다.
골키퍼로서 수비진과의 수비 조율도 중요한 부분인데 호흡은 어떤가.
- 딱히 수비진뿐만이 아니라, 팀 자체가 워낙 호흡이 좋다. 서로 다 친하고 형들도 잘해주고 후배들도 잘 따라주기 때문에, 경기 중 커뮤니케이션도 잘 되고 그래서 좋은 것 같다.
기록상으로는 비기거나 패하는 경기에는 우리 팀이 후반 막판에 골을 허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집중력이 흐트러진다거나 그런 건지.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우리 팀이 후반전에 집중력이 굉장히 좋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 처음에는 안 그랬는데(웃음), 운동량이 부족해서 그런 건지, 아무래도 모든 선수들이 후반 막판에 가면 체력적으로도 그렇고 힘이 들어서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 같다.
현재 리그 6위다. 올 시즌 몇 위까지 가능할 것 같은가.
- 1위와 승점 차는 6점. 후기 리그 때 선수도 더 보강되고 선수들끼리도 팀워크도 더 좋아지고 하면 3위까지는 충분히 할 수 있지 않을까 본다. 6점 차이야 뭐 두 팀 잡으면 되는 거니까. 아직까지는 차이도 별로 많이 안 나고 매 경기 최선을 다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 본다.
지난 주, 양주와의 경기에서 페널티 킥을 선방해냈다. 최근 들어 여러 차례 결정적인 선방을 해내는데, 일대일 상황이나 페널티 킥 상황에서 어떤 생각을 하나.
- 그런 상황에서는 상대편 공격수랑 맞닿는 상황이기 때문에 일단 눈을 먼저 보고 상대편을 많이 읽으려고 한다. 그냥 자신 있게 끝까지 보고 따라가자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그래서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고, 사실은 우연히 막은 것도 있고 공이 와서 맞아 준 것도 있다.(웃음)
그렇다면 3위,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팀의 어떤 점이 더 강해져야 한다고 생각하나.
- 일단은 뭐, 여러 선수 보강도 필요할 것이고 지금 다들 체력도 많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휴식도 필요하고, 아무래도 선수들끼리의 단결력이 가장 필요한 것 같다. 갈수록 힘들고 지치다 보면 서로 트러블도 생길 수 있는데 그런 걸 이겨 내고 한 마음으로 뭉쳐간다면 어떤 팀이 와도 충분히 이겨낼 수 있고 좋은 결과가 날 것 같다.
그 동안의 인터뷰로 인해 우리 팬들은 이제 내년 FA컵 출전은 당연하게 믿고 있다. 그렇다면 내년 FA컵에서의 부천의 골문도 당신이 지키는 건가.
- 당연히 기회가 된다면 내가 출전하고 싶고, 사람 일이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개인적 욕심으로는 당연히 더 열심히 해서 FA컵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기사를 봤나. 7월 18일, 멀리 영국에서 날아온 FC UM이랑 친선 경기를 치르게 되었는데, 어떤가.
- 일단 색다르고 설렌다. 정말 어려운 기회고, 내셔널리그에서도 흔치 않은 기회기 때문에 설렌다. " 한국 축구 3부 리그도 이 정도다 " 라는 걸 보여주고 싶고, 관중들이 많이 오실 것 같아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박정태에게 부천이란?
- 한 때 축구를 그만뒀었는데, 다시 축구의 묘미랑 축구의 짜릿함을 알게 해준 팀이고 그래서 고맙다. 잊을 수 없는 팬들이 응원해주시기 때문에 운동장에서 뛰기 싫어도 안 뛸 수도 없고,(웃음) 많은 기회를 준 팀이기 때문에 항상 고맙고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부천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 뭐 여러 선수들이 말했듯이, 다들 FA컵 출전을 말했는데, 믿고 있는 팬들에게 거짓말 하고 싶지 않고 일단 무조건 나가도록 하겠다. 이제 전반기가 거의 끝났는데 더욱 정비 해서 후반기 때는 팬들이 성원해 주시는 만큼 더 잘해서 웃으면서 시즌을 마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글 / 부천 FC 1995 미디어 이현민 smartguy22@hanmail.net
- " Come Together Bucheon " 부천FC 1995 http://www.bfc1995.com -
※ '월드 풋볼 드림매치 2009' 안내 : 7월18일 토요일 오후 7시 30분 부천종합운동장 '월드 풋볼 드림매치 2009 !' 부천FC 1995 vs. FC 유나이티드 오브 맨체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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