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우리 주위를 둘러보면 굳이 친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또 성격이 유난히 재밌지도 않지만 그저 보는 것만으로도 든든하고 고마운 친구가 있다. 평소에는 잘 모르다가도 없으면 뭔가 허전하고, 빈자리가 느껴지는.
오늘 소개할 이 선수 역시 마찬가지다. 혹여 당신이 지금껏 매주 모니터 앞에 앉아 부천FC의 소식을 접했다면 김제진이란 이름 석 자가 조금은 많이 낯설 수도 있겠다. 하지만 부천 토박이로서 본인 스스로는 " 부천FC를 떠날 마음은 없다 " 며 부천을 향한 애정을 공언하는 그야말로 " Mr. 부천 " 에 가장 어울리는 사나이가 아닐까. 팬들의 함성이 조금은 자신을 빗겨가도 김제진은 매 시합마다 열 한자리의 베스트 일레븐에 빠짐없이 자신의 이름을 새겨 넣어가면서 단단한 바위처럼, 거친 물살을 틀어막는 든든한 댐처럼 항상 그 자리에서 조용한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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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연습은 어땠나. 다친 다리는 괜찮나? (그는 훈련 중 경미한 부상을 당했다.)
괜찮다. 심각한 정도는 아니다.다행이다.
부천 팬 분들에게 간단한 자기소개 좀 해 달라.
부천 FC 6번 김제진입니다. 작년 후반기부터 등록돼 지금까지 열심히 뛰고 있습니다.
지난 유맨 전은 어땠는지, 경기 후 직접 헤르메스 홈피에 글까지 남겼는데.
뭐랄까, 너무 감동적인 시합이었던 것 같다. 잊을 수 없는, 태어나서 그렇게 많은 관중들 앞에서 시합을 할 수 있다는 게 정말 기뻤고, 평생 추억에 남을 경기였다
현재 숭실대에 재학하고 또 여의도 고등학교에서 코치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여기 저기서 굉장히 바쁘겠다.
사실 힘들다.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웃음) 여의도고는 오후에 운동을 한번 한다. 3시 이후로. 그래서 오전부터 오후 3시 전까지는 대학교 수업을 받고 3시부터 6시까지 고등학교 아이들 가르치고, 저녁 때 부천에 와서 운동하고 밤에 다시 숙소로 들어가야 한다.
주로 왼쪽 윙백을 보는 걸로 알고 있다. 하지만 원래 포지션은 아닌 걸로 알고 있는데.
사실 원래는 오른쪽이었다. 왼발잡이도 아니고.
불편하지 않나.
오른쪽에 있다가 왼쪽에 오니 불편하기 보다는 조금 어색하다. 그래도 뭐 감독님이 원하는 자리에서 열심히 뛰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팀 내 김두교 선수와 양은혁 선수와는 선후배 사이인 걸로 알고 있다. 하지만 형들보다 일찍 팀에 합류했는데, 두 선수가 부천에 오는데 뭔가 역할을 한 건지. 아니면 불가피하게 마주친 건지.(웃음)
형들이 다른 내셔널리그 팀에서 테스트를 본다고 얘기는 들었다. 그런데 어느 날, 형들한테 전화가 왔다. 부천은 어떠냐고, 그래서 부천은 내셔널리그보다 관중도 즐기며 맘 편히 축구할 수 있는 곳이다. 그렇게 얘기를 했다. 그런데 테스트 기간에 형들이 왔더라. 뭐 그런 거다.(웃음)
고등학교 시절에는 어땠나. 두 선배와의 사이는. 또 그에 비해 지금은 어떤가.
뭐 원래 1년 선배가 더 무섭다는 말도 있지만 우리는 잘 지냈던 것 같다. 형들 성격이 너무 좋아 후배들을 많이 챙긴다. 그래서 후배들도 더 따른다.
현재 여의도 고등학교에서 곽경근 감독 밑에 있는 걸로 알고 있다. 곽 감독은 작년 친선경기도 제의한 걸로 알고 있는데. 어떤가. 어찌되었던 감독, 코치 모두 부천 출신이다. 부천에 대해 관심도 많겠다.
SK시절에도 유명한 분 아니었나. 애정도 있으시고, 어떻게 보면 지금 여의도고등학교 직장인데 시합 때 마다 격려도 해주시고 배려를 많이 해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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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지난 경기 얘기를 해보자. 정말 오랜만에 홈에서의 승리였다. 하지만 전반기 전주 원정에서의 패배 때문인지 양 팀 다 조금 거친 경기였고 그래서 조금은 답답한 경기내용이 아니었나 싶은데.
스코어는 2 대0 이 나왔지만 내 생각에도 전반 초반에 좋은 경기는 하지 못한 것 같다. 전반 끝날 때 골이 어렵게 하나 들어갔는데 그게 우리에게는 많이 도움이 된 것 같다. 선
수들끼리 신경전이 상당했던 것 같다.
조금 있었다. 전주 수비진이 좀 거칠게 나오다 보니 (신)강선이형이나 (이)승현이형, 둘 다 한 성깔하는 형들이라 좀 부딪히고, 뭐 그런게 조금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은 인저리 타임에 어시스트까지 기록했다. 정말 기가 막힌 크로스였는데. 차는 순간 어땠나.
맞는 순간 " 골이다 " 라는 그런 느낌? 아무튼 굉장히 좋았다. 그전까지는 실수도 많이 하고 컨디션도 좀 안 좋았는데, 운 좋게 잘 올라가고 (이)승현이 형이 헤딩도 잘해줘서, 뭐 기분 좋았다.
당신도 알겠지만 한동안 팀이 굉장히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하지만 당신은 솔직히 실력에 비해 그 스포트라이트가 조금은 벗어난 느낌도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곽창규 감독의 베스트 일레븐에 당신의 이름이 끊임없이 포함되어 왔다.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아, 어려운데 질문이다.(웃음) 나름대로 열심히 하는 모습에 감독님이 믿어주시는 것 같다. 내가 다른 형들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실수를 많이 하는 것도 아니고 안정적으로 하는 스타일인 것 같다. 튀진 않아도 조금이나마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선수. 한 자리는 메꿔줄 수 있는 선수. 뭐 그런 것 같다.
스위퍼도 겸할 수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어느 자리가 더 편한가. 오른쪽?
잘하는 위치는 스위퍼, 재미있는 위치는 사이드 포지션 정도다. 처음 축구를 배울 때는 사이드에서 시작했지만 익숙한 건 스위퍼다. 그래도 사이드 포지션이 경기를 하며 더 즐거운 것 같다.
후반기를 맞아 많은 선수들이 보강되었다. 새로운 선수들과 기존 선수들 팀 분위기는 어떤가.
후기 때 처음 등록한 형들이 처음 왔을 때는 뭐랄까, 조금 어색하고 그래서 기존에 있는 형들이 좀 어수선하다 싶었는데 오늘 또 보니까 보고 웃고 인사도 하고 많이 좋아진 것 같다. 앞으로는 더 좋아질 것 같다.
많은 부분에서 전력이 보강되었지만 특히 수비진의 보강이 눈에 띄는데, 이 날 경기에도 함민석, 강우람, 차기석 등 많은 선수들이 선발 출장했다. 팀이 강해지는 만큼 경쟁도 피할 수 없는데. 앞으로의 주전 경쟁에 자신은 있는지.
자신은 있는데,(웃음) 후반기에 들어온 형들이 실력이 출중해 운동을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 고등학교에서 일을 하다 보니 훈련에 참여하지 못할 때가 많다. 이번 전주 원정이랑 다음 마르티스 전까지도 아마 일 때문에 못 나올 것 같다. 이번 온고을 게임 뛰기 전에도 고등학교 대회가 있어 강원도에서 한 열흘 쯤 있다 왔다. 그래서 솔직히 게임은 못 뛸 줄 알고 교체로 들어가면 열심히 뛰어야지 했는데 감독님이 감사하게 선발로 넣어주셔서 그냥 열심히 뛰었다.
혹시 경기 시작하기 전에 장내 아나운서가 선발 멤버 일일이 호명하는데, 혹시 본인이 뭐라고 불리는지 알고 있나.
날카로운 눈빛, 킬러 .뭐 그랬던 것으로 알고 있다.
본인은 맘에 드나.
솔직히 말해도 되나?(웃음) 특징 없으니까 저러는구나 싶다. 눈 모양이 찢어지고 그래서 그러는 것 같다.
기분이 나빠 보인다.
아니다. 절대 그런 건 아니다.(웃음)
본인은 뭐라고 불리고 싶나.
아, 생각해 보질 않아서 갑자기 물어보니 떠오르지가 않는다.(웃음) 정말 생각해보지 않았다. 그냥 그런걸 듣는 것만으로도 좋다. 아무렇게나 불려도, 나는 입장할 때가 너무 좋다. 뭐가 분위기에서 전율도 느껴지고. 입장을 하고 경기장에 서 있을때 형들한테 귓속말로 " 부천 정말 대단하다. 서포터즈도 대단하고 " 뭐 그런 얘기도 한다. 그게 또 스타팅 멤버의 특권 아니겠나.
남은 올 시즌에 개인적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나.
다른 형들이 말하듯이, FA컵 얘긴데, 사실 어떻게 보면 형식적이고 가식적일 수도 있다. 하지만 많은 팬 분들과 서포터즈 분들이 원하시니 나도 그 목표를 이뤘으면 좋겠다.
솔직히 아직 좀 어린 나이다. 물론 지도자를 생각하고 있지만. 1년 동안 선수단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 많은 선수들이 들어오고 나가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봤을 텐데. 언제까지 부천 유니폼을 입고 있는 당신을 볼 수 있을까.
나는 여기서 정말 오래 있고 싶다. 딴 데 갈 생각도 없고, 고향도 부천이고 애정도 있고. 부천에 오래 있으면 정말 좋겠다. 감독님이 내보내시면 모르겠지만.(웃음) 내 마음 같아선 계속 꾸준히 있고 싶다. 정말 여기만한 팀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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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치 생활도 하고 있고, 현재 선수 생활도 하고 장래에 지도자까지 생각하고 당신은 하루 종일 축구에 매달리고 있나. 그 이유가 뭔가.
선수생활을 하면서도 지도자에 대한 꿈은 굉장히 컸다. 그래서 다른 것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시간도 없었고, 아이들을 가르치려면 내가 직접 뛰어보고 해야 하지 않나. 그래서 여기 나와서 운동하는 것도 즐겁고. 그렇다. 뭐라 딱 꼬집어 말하긴 어렵다.
마지막으로 부천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
전에도 한번 누군가가 나한테 같은 질문을 한 적이 있다. 그때도 같은 대답을 했는데, 정말 대단하고, 존경스럽고, 감사하다는 생각 밖에 안 든다. 경기할 때마다 많은 관중들이 와주시고 운동장에서 이름도 불러주시고 박수도 쳐주시고 게 너무 좋다. 원정 경기 할 때는 멀리까지도 와 주시고 감사하고, 대단하다는 말 밖에 드릴 말이 없다.
글 / 부천FC 1995 미디어 이현민 smartguy22@hanmail.net
- " Come Together Bucheon " 부천FC 1995 http://www.bfc1995.com -
※ 부천 FC 1995 홈경기 안내 : 8월 15일 토요일 오후 7시 부천종합운동장 2009다음 K3리그 21라운드 ! 부천FC 1995 vs. 서울FC 마르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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