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 우리 뜻대로 되는 일보다는 그렇게 되지 않는 일이 더욱 많다. 하지만 실패에 가슴 아파하면서도 도전을 멈추지 않는 것은 성공의 기쁨이 그보다 더욱 크고 값지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실패의 아픔은 잠깐의 후회로 끝나지만 시도조차 해보지 못한 것은 평생의 후회라고 했던가. 부천FC의 스물 다섯 청년, 채주봉은 새로운 도전에 대한 쓰라림을 겪었지만, 그에게는 다시 돌아온 그를 보듬어 줄 부천FC와 팬들이 있었다. 비 온 뒤의 땅이 더욱 단단함을 알고 있듯이 그 역시 더욱 단단해졌고, 성숙해 질 수 있었다. 그리고 이제 그는 다시금 축구화 끈을 조여 매고 있다.

자기소개 부탁한다. 안녕하세요. 올해 스물 다섯이고, 센터백을 맡고 있는 채주봉이라고 합니다.


듣기로는 진주 고등학교 시절 곽창규 감독의 제자라고 들었다. 팀의 시작부터 함께 했는데, 어떻게 합류하게 되었나. 곽 감독의 제의가 있었는지. 대학교 4학년 때 부상을 당해서 경기를 많이 못 뛰었다. 그래서 드래프트 지명도 못 받고, 실업팀 쪽도 잘 안됐다. 그래서 운동할 때를 찾다가 감독님과 얘기가 잘 됐고, " 여기서 운동하다가 다음 기회를 노려보자 " 는 말씀을 하셔서 입단하게 됐다.


곽 감독과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8년이란 적지 않은 시간을 알고 지냈는데, 그때와 지금의 곽 감독은 어떻게 달라졌나. 어린시절에는 이렇게까지 다혈질은 아니셨는데, 요즘 고등학생들한테 소리 지르시고 화내시는 거 보면 예전과는 좀 많이 바뀌셨다. 그때는 온화한 분이셨는데..(웃음)


그래도 부천FC에서의 감독님은 또 다르시겠다. 아무래도 다들 성인이다 보니까 감독님이 먼저 농담도 건네주시고, 시합 때 라커룸에서도 많이 친절하게 하시려고 노력하시는 것 같다.


이번에 새로 온 함민석도 대학교 동창이라고 알고 있다. (함)민석이는 K리그 인천에 있다가 N리그 예산으로 갔는데, 그 쪽에서 일이 좀 잘 안됐던 것 같다. 연락하다가 그걸 알게 돼, " 같이 운동하자 " 라고 제안했다.


숙소 생활을 하는 걸로 알고 있다. 원래 3명이 살고 있었는데, 좀 더 큰 곳으로 옮기면서 이제 6명이 살게 됐다. 기존 멤버에 (김)성준이랑 (함)민석이랑 (강)우람이랑 같이 살고 있다.


이제 6명의 대가족이 됐는데, 달라진 점이 있나? 정리가 더 안 된다.(웃음) 자꾸 해야지 마음은 먹는데 그게 좀 귀찮다.


먹는 것은 어떻게 해결하나? 아침은 잘 안먹고 점심은 학교에서 먹고 저녁은 사 먹는다. 나뿐만 아니라 다들 그런 것 같다. 그리고 사실 쌀도 없다. (웃음)


6명이나 되면 서로 좀 불편한 것도 있겠다. 사람이 많다 보니까 사실 사소한 트러블 같은 것도 생기지만 다 큰 어른이니까 대화로 풀고, 뭐 그렇다.


당신은 " 봉사마 " 라는 별명으로 불리고 있다. 누가 그런 별명을 지어줬나. 솔직히 조금 장난스럽기도 하고 그런데, 본인은 어떤가. 누가 그랬는지는 모르겠는데, 아마 형들이 그런 것 같다. 작년 시즌부터 그랬던 것 같다. 재밌기도 하지만 부담스러운 별명이다.(웃음)

부천의 많은 선수들이 그러하듯이 당신 역시 지도자를 꿈꾸고 또 지금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고 들었다. 현재 생활에 만족하나. 후에 내가 선수로 못 뛰게 됐을 때를 대비해 지도자를 준비하는 과정이기도 하고, 내가 직접 뛰는 것과 아이들을 가르치는 게 많이 다르구나 하는 것도 느낀다. 아이들한테 배우는 것도 많이 있다. 아직까지는 겸사겸사 가르치고 있다.


초등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좀 더 중점을 두는 부분이 있나? 아무래도 아직 많이 어리니까 축구 외적으로 신경을 많이 쓴다. 이번에 경주에 다녀왔는데, 먹는 거 하나하나, 잠자리, 등 잠시라도 한 눈 팔면 안 되고 그런 게 많아서 안전사고에 크게 신경 쓰는 편이다.


팀이 창단 첫 4연승을 기록하면서 리그 2위까지 뛰어 올랐다. 올 시즌 최고 성적인데, 작년에 비하면 어마어마한 순위다. 기분이 어떤가. 기쁘다. 자부심도 있고, 지금의 이 분위기를 계속 이어갔으면 좋겠다.


이런 상승세의 원동력이 뭐라고 생각하나. (박)문기 형을 중심으로 팀의 결속력이 잘 다져지는 것 같다. (박)문기 형이 항상 경기 전에 그런 말을 한다. " 우린 절대 지는 생각 안 한다 " 고 그런 말들이 선수들의 머리속에 인식되는 것 같다. 운동참여도도 요즘 확실히 더 좋아졌다.


이제부터 시즌이 끝날 때 까지 훈련이 주 3회로 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생업을 겸하는 K3 특성 상, 어떻게 보면 좀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데, 아무래도 코치 생활을 겸하면 다른 선수들보다 좀 더 힘들 수도 있겠다. 사실 나보다 더 힘든 선수들이 많다. (박)문기 형 같은 경우에는 공익 근무 하느라 나보다 더 힘들고, 그 외에도 더 바쁘고 힘든 선수들이 군말없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니까 내가 불평할 수는 없는 것 같다.


부천은 솔직히 공격보다는 수비가 강한 팀인데, 후반기 들어 팀이 확실히 강해진 것 같다. 그 이유로는 수비진의 보강도 원인 중의 하나로 꼽을 수 있다. 작년 전반기에 비해 조금은 본인의 비중이 줄어 들은 느낌도 있겠다. 주전 경쟁에 자신이 있나. 전반기 삼척 신우전자와의 경기에서 상대 공격수한테 내가 헤딩 경합에 너무 많이 밀려서 다 잡은 경기를 놓치고 그런 적도 있었다. (함)민석이 같은 경우에는 대학교 4학년 때, 헤딩 경합에서 밀리는 경우를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헤딩에서는 단연 최고인 것 같다. 물론 내 장점도 있겠지만, (함)민석이가 온다는 걸 알았을 때부터 약간 예상은 했다.


본인이 오라고 연락했다고 하지 않았나. 그랬지만.(웃음) 팀이 우선이기도 하고 경쟁하면서 상생효과를 노릴 수 있는 거 아닌가. 서로 열심히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나보다 뛰어난 면이 좀 있다 싶으면 팀에 오라고 연락하기 좀 꺼려지고 그러지 않나? 나만 그런건가. 그렇긴 하다.(웃음) 나도 확실히 내가 부족한 점을 알고, (함)민석이 좋은 점을 알고 배울 점도 있고, 어차피 장기적인 리그니까 서로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

좀 난처한 질문이다. 사실 저번 전반기를 끝으로 N리그 수원시청으로 떠났다가 올해 다시 돌아온 걸로 알고 있다. 본인도 힘들어했고 다시 돌아오기도 또 쉽지 않은 결정이었던 것 같다. 그때의 심정을 말해줄 수 있나. 사실 그때는 재계약에 실패하고 집에만 있었다. 거의 매일 술만 마시고, 집 밖으로 잘 안나가게 되더라. 그 당시에는 다신 축구를 하지 않고 싶었다. 그렇지만 하루 이틀 지나니까 또 축구가 그립더라.(웃음)

결국 당신은 다시 축구화 끈을 매고 있다. 축구에 배신감을 느꼈을 법도 한데,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뭔가. 그때는 정말 축구가 꼴도 보기 싫고, 중계도 안 봤다. 하지만 말했듯이 며칠만 운동을 쉬어도 몸이 근질근질해서 못 견디겠더라. 축구에 길들여졌다고나 할까, 정말 참을 수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부천을 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부천 사람들이 그리웠다. (정)현민이 형이나 (김) 태륭이 형, 여기 사람들이 너무 좋다. 또 실업팀들 중에도 이런 팀은 없다, 내가 힘들 때 형들이 많이 전화해서 격려도 해주고, 그게 너무 고맙기도 했고, 여기가 좋아서 다시 오게 된거다.

시즌 초반, 모두가 입을 모아 FA컵 진출을 목표로 삼았다. 이제 앞으로의 경기를 정말 잘 만한다면 리그 우승도 불가능하지는 않아 보인다. 목표가 무엇인가? 원래 나 역시 FA컵 나가는 게 목표였는데, 여기까지 오니까 더 욕심이 생긴다. 그래서 리그 우승도 해보고 싶다.


그렇다면 그 리그 우승이라는 목표를 이루기에 무엇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되는가. 지금 성적이 좋긴 하지만, 모두들 나태해지지 말고 안이한 자세로 운동하지 말고, 지금이 중요하니까 더 신경 써서 모두들 단단히 뭉쳤으면 좋겠다.

당신에게 부천이란 어떤 존재인가. 사실 난 부천에 연고도 없고, 부천이란 도시도 처음 와봤다. 부천을 잘 모르고 살았는데 하지만 팀을 알고 서포터 분들을 알고, 여기 살아보니까 정도 들고, 나중에 선수 생활이 끝나면 나도 한번 부천 서포터즈로 같이 응원도 해보고 싶고 그렇다. 가족 같은 존재다. 예전 같이 축구했던 친구들이 와서 경기를 구경 했는데, 와보고 다들 놀라더라. " K3에도 이런 팀이 있구나 " 라는 말을 했다. 자신들 동네에도 이런 팀이 있다면 응원하고 싶다고 말이다. 나도 후에 가족들이랑 같이 응원도 해보고 싶다.


마지막으로 부천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거리거 먼 원정 경기까지 팬 분들이 와 주셔서 항상 감사하다. 여느 사람이면 하기 어려운 행동들인데, 물론 좋아하셔서 하시는 일이겠지만 뜨거운 응원에 항상 고맙다. 여기서 만족하지 말고 팬들의 성원에 보답할 수 있도록 내 자리에서 항상 최선을 다하겠다.

글 / 부천FC 1995 미디어 이현민 smartguy22@hanmail.net

사진 / 최대성

- " Come Together Bucheon " 부천FC 1995 http://www.bfc1995.com -

※ 부천 FC 1995 홈경기 안내 : 9월 5일 토요일 오후 7시 부천종합운동장 2009다음 K3리그 24라운드 ! 부천FC 1995 vs. 남양주시민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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