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은 보통 누구에게나 달갑지 않은 일이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것이 보장되지 않은 불확실한 미래라면 더욱 그러할 것이다. 종종 우리는 이 모든 걸 불평만 하며 남의 탓으로 돌리곤 한다. 하지만 그래서는 아무 것도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 남자는 알고 있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과 끊임없는 노력,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만 온다고 했던가. '준비된' 서윤재는 알고 있다. 하늘은 해가 뜨기 전이 가장 어둡듯이 그 동안의 기다림이 자신에게 곧 기회를 가져다 줄 것을.
자기 소개 부탁한다.
- 네. 안녕하세요. 부천FC 26번 서윤재입니다.
베트남 프로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한 이력이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어떻게 진출한 건지.
- 대학교 3학년 때 운동을 그만두려고 했는데 감독님이 베트남 쪽으로 연결을 해주셨다. 입단이 확정적인 것도 아니었는데 무작정 갔다. 훈련을 통한 테스트를 통해 계약을 했고 2년 정도 뛰었다.
2년이나 있었다면 그래도 꽤 만족스러운 생활이었을 것 같다.
- 베트남에 있는 동안은 금전적인 부분에서는 걱정이 없었다. 운동 환경도 그렇고 좋은 대우를 받으면서 즐겁게 생활했던 것 같다.
그렇다면 베트남의 축구 열기나 수준은 어떤 가.
- 축구 열기는 어느 나라 못지않다. 팀도 17개 씩 4부 리그까지 갖춰져 있고, 국가 대표 팀의 경기가 열리는 날에는 길거리에 사람이 한명도 없다. 경기장은 항상 가득 차 있었다. 베트남 1부리그 상위권팀이 우리나라 실업팀과 경기를 하게 하면 비슷한 수준인 것 같다. 그 쪽은 용병 세 명이 전력에서 거의 반 정도 비중을 차지한다고 볼 수 있다.
만족스러운 생활이었음에도 올 해 부천에 오게 되었는데 어떻게 오게 된 것인지.
군문제가 가장 컸다. 그쪽 팀에서 다년 계약과 올림픽대표팀 감독이 귀화까지 요구했었다. 뭐 그래도 군대 문제가 걸려있어서 우선은 한국으로 돌아오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다시 베트남으로 갈 수도 있었지만 안정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서 취직을 했다. 하지만 운동을 쉽게 그만둘 수는 없더라. 그래서 K3리그 팀들 중 가장 열정적인 부천FC에 입단테스트를 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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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는 어떻게 지내나.
- 평소에는 회사 생활을 열심히 한다. 회사가 주 5일제 근무라 주말에는 부천FC 경기에 나서는 데 문제도 없고 뭐 그렇게 지내고 있다.
개인 훈련에도 열성을 다하고 몸 관리를 철저하게 하는 걸로 알고 있다.
- 2년 동안 쉬다 보니 몸이 많이 불었다.(웃음) 어린 나이도 아니고 젊은 후배들 따라 간다고 생각하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어영 부영 시간 되면 나오는 것도 아니고 7시 훈련도 회사가 6시 반에 끝나서 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맘먹고 해야겠다고 했으면 '빨리 몸 상태를 올려서 조금이라도 필요한 선수가 되야겠다' 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
리그 전 열린 풋살선수권에서는 " 에듀윌풋살클럽 " 소속으로 부천에 1-10 패배를 안겨주기도 했다. 그때 기분은 어땠나.
- 그 팀은 내가 스무 살 때부터 인연을 가졌다. 지금도 감독님과 선수들과 친하게 지낸다. 사실 부천FC가 그 대회에 참가할 줄은 몰랐다. 알았다면 당연히 부천FC 소속으로 나갔을 것이다. 사실 그래서 시합도 뛰기 싫었는데 에듀윌 감독님이 뛰라고 하셔서 나가서 조금은 설렁설렁 뛴 면도 없지 않았다.(웃음)
서포터 게시판에도 자주 댓글도 남기고 팬들에게 친숙한 선수 중 한명인데.
- 정말 참다 참다 글을 올리는 게 그 정도다.(웃음) 회사에서 컴퓨터 다루는 일을 하다보니 하루 종일 부천FC 홈페이지와 서포터 게시판을 열어 놓고 있다. 아마 내가 가장 접속률이 높을 것 같다. 출근해서 퇴근 할 때까지 계속 켜놓고 있으니까.(웃음) 팬들이 그렇게 글 남겨주시는 게 다 선수들을 위한 일이니까 최소한 선수들이 보고 있다는 것만이라도 알려드리면 좋아하실 것 같아서 댓글도 남기고 한다.
솔직히 아직 팀에서 확고히 주전으로 자리를 굳힌 상황은 아니다. 어쩌면 불만도 있을 법 하다.
- 처음에는 그런 생각이 많았다. 나도 사람이고 선수다 보니까 게임을 뛰고 싶다. 고민도 하고 그랬는데 지금은 마음을 비웠다고 해야 하나, 생각을 바꾼 게 보면 알겠지만 선수들이 다 나이가 어리다. 어린 선수들은 여기서 경기도 뛰고 몸도 만들고 하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야 다른 좋은 팀에서 뛸 수 있는 기회도 생긴다. 우선은 나 혼자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다.(웃음) 지금은 크게 신경쓰진 않는다.
그렇지만 다른 팀에 간다면 당신의 능력을 알아주고 더 좋은 대우, 더 많은 출전 시간을 보장 받을 수 있을 텐데, 팀을 옮기고 싶은 마음은 없었나.
- 솔직히 말하면 전반기 끝나고 오라는 곳이 몇 군데 있었다. 그렇지만 굳이 내가 몇 분 더 뛰자고 팀을 옮기는 건 내가 추구하는 것과 많이 달랐다. 많이 뛰는 것 보다 이곳에서 운동하고 팬들과 서로 대화도 나누는 것이 더 즐겁다. 처음 부천에 올 때도 그런 걸 기대했고, 사실 후반기 들어서 아직 출장이 한 번도 없는데, 다음 주부터 내가 여기 없다고 누가 잡아줄 것도 기다릴 것도 아니지만 뭐든 자신이 좋아해서 하는 것 아닌가. 물론 축구선수는 운동장에서 보여주는 것만큼 좋은 것은 없으니까 더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은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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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이 생각하는 자신만의 장점도 있겠다. 내가 이것만은 다른 선수들보다 뛰어다나고 생각한다든가 하는 것 말이다.
다른 것보다 일단은 연습게임이나 시합에서 최종 수비 볼 때도 있고 왼쪽, 오른쪽 가리지 않고 다 나설 수 있고, 또 특출 나게 잘하지는 않지만 어디 포지션을 맡던 불안하거나 어설프지는 않은 그런 기복 없는 플레이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어렸을 때부터 킥을 전담하고 그랬는데 기회가 없어서 그렇지 왼발, 오른발 어디서든 세트피스를 소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올 시즌도 이제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개인적으로 부천FC에서 꼭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나.
시즌 초에는 모두가 마찬가지로 '주전경쟁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자리를 확보해야겠다'라고 생각을 했는데 지금은 꾸준히 몸을 만들면서 빡빡한 경기 일정 속에서 다른 선수들이 지치면 최소한 한 경기는 내가 팀의 주축이 되어 보고자 한다.
그렇다면 지금 현재 부천에서의 생활에 만족하나.
- 내가 해주고 싶은 것은 나이도 후배 선수들보다 좀 더 있고 경험도 많고 외국 생활도 해봤고, 선배로서 좋은 이야기도 해주고 다독거리면서 잘 해나가고 싶은데, 사실 지금은 쉽게 얘기해서 게임도 못 뛰면서 게임 뛰는 애들한테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 않나. 꾸준히 몸을 만들어서 내년 시즌에는 떳떳하게 팀을 위해서 더 많은 걸 해주고 싶다. 사실 지금 인터넷으로 광고 홍보하는 일을 하고 있는데, 구단 쪽 홍보나 선수들 중에는 일하는 친구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친구들도 있으니까 회사에서 인력을 뽑으면 도와주고 싶기도 하고, 같은 팀 동료로서, 선배로서 후배들을 더 좋은 쪽으로 도와주고 싶다.
올해는 여러 가지 면에서 준비기간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시합을 뛰든 안 뛰든 K3도 만만한 수준이 아니기 때문에 상대팀 경기도 볼 수 있으면 챙겨보고 그러면 애들에게 조언이라도 해 줄 수 있으니까.
다음 질문이 " 그렇다면 내년에도 당신을 볼 수 있는지 궁금하다. " 였는데, 이제 보니 이런 질문을 할 필요가 없는 것 같다.
- 쉽게 말해서 부천FC에서 나를 내보내지 않는 한, 부천이 없어지지 않는 한, 다른 팀에서 오라해도 떠날 일은 없을 것 같다. 처음에도 그렇게 마음먹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으니까.
부천에 대한 당신의 애정이 상당한 것 같다. 어떻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사실 팀에 온 지는 1년도 안되었는데, 팀에 대한 이런 애정에 이유를 꼽자면.
- 일단은 팀 분위기가 너무 좋고, 부천이란 팀이 들어올 때는 모르고 들어왔지만, 와서 보니까 이게 다 팬들이 힘을 모아서 만든 팀이고, 그걸로 만족하지 않고, 앞으로 내다보고 있는 비전도 훌륭하고, 혹여나 누군가가 " 서윤재는 게임도 많이 못 뛰고 운동 나와서 많이 못 뛰는데, 이렇게 열심히 나오는 이유가 뭐냐 " 고 묻는다면 " 서포터들도 누가 시키는 것도 아니고 다들 생활이 있는데 부천FC가 좋아서 여러 가지 일들을 하는 게 아닌가 " 라고 대답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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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보면 나도 같은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구단에 뭘 바라면서 나오는 것은 아니니까. 서포터는 관중석에서 응원을 하면서 선수들에게 힘을 주는 반면, 난 운동장 안에서 선수들과 함께 하면서 선수들에게 힘도 주고 그런 서포터와 같은 마음으로 부천FC를 좋아하고 있는 거다.
서윤재에게 축구란 무엇인가.
- 일을 하던 게임을 하던 한 가지를 오래 못하는 성격이다. 뭐 하나 꾸준히 하는 성격이 아닌데, 축구는 이상하게도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한번도 부모님께 " 운동 못 하겠다 " 얘기한 적이 없다. 사실 쉬는 날 약속 있으면 절대 못 일어나는데, 원정경기 있는 날에는 새벽에도 일어나서 준비하고 가는 걸 보면 내게 있어 정말 유일하게 평생 질리지 않는 것이 축구인 것 같다.
그런 축구 선수 서윤재로서 목표가 있다면.
- 팀에서 지켜만 보는 입장이 아니라 팀이 1위를 하든 FA컵을 나가든 간에 목표를 이루는데 내가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수 있는 것이 목표다. 또한 팬들과 많은 분들이 도와주시는 만큼 좋은 성적으로 보답을 하고 싶다. 솔직히 선수로서 많은 시간이 남아있지는 않은 것 같다. 구단에서는 10년 마스터플랜을 계획하고 있지만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그걸 좀 더 하루 빨리 앞당기고 싶은 맘도 있고 정말 운동을 할 수 있을 때까지 부천에 있고 싶은 마음이다. 후에 부천을 도와주고 싶은 마음도 있고, 서포터가 될 수도 있고, 그런 것 같다.
마지막으로 부천FC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
- 팬들이 나를 생각해 주시는 만큼 나도 팬들을 많이 생각하고 있다. 정말 모든 선수들을 아껴주시고 먼 길까지 찾아와 주셔서 응원해 주시는데, 좋은 성적은 물론이고 정말 재미있는 경기 내용까지 같이 보여드리고 싶다. 나에게 기회가 주어진다면 정말 후회 없이 열심히 뛸 것이다. 그동안 팬들이 응원해 주신 거 운동장에서 다 갚아드리고 싶고, 그럴 수 있을 때까지 나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노력할 생각이다.
글 / 부천FC 1995 미디어 이현민 smartguy22@hanmail.net
- " Come Together Bucheon " 부천FC 1995 http://www.bfc1995.com -
※ 부천 FC 1995 홈경기 안내 : 10월 10일 토요일 오후 7시 부천종합운동장 2009 다음 K3리그 28라운드 ! 부천FC 1995 vs. 포천시민축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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